“누구나 우량 기업은 쉽게 알아보고 부실 기업은 피해갈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핀테크 스타트업 ‘앤톡(Antock)’의 박재준 대표는 회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앤톡의 목표는 금융 산업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다. IT 기술을 통해서다.
앤톡의 경쟁력인 '대안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이유
정보 비대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먼저 앤톡이 다루고 있는 ‘대안 데이터(Alternativedata)’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이 회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기도 하다. 대안 혹은 대체 데이터는 금융 투자 과정에서 통찰력을 얻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다. 비 재무적(비금융) 데이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즉 전통적인 재무제표나 기업 공시와 같은 금융 정보에서 벗어나 기업 성과에 대한 또 다른 분석을 가능케 해주는 데이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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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톡은 △조직 △정부인증 △수상 △언론보도 △지리 △지적재산권 △사회적가치 △사회적관계망 △홈페이지 △검색기록 △소비자반응 △거래계약 등의 대안 데이터들을 모아 분석하고 있다. 물론 재무 데이터도 수집 및 분석하고 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재무·비재무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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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기존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신용등급을 나누면 90% 이상이 B 혹은 BB등급에 있다(NICE평가정보 2020년 12월 기준). 기업마다 하는 일도 각기 다르고 성과나 리스크 등에 차이가 크더라도 대개 유사한 수준의 신용등급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낮은 변별력을 높이는 건 왜 중요할까. 투자가 목적이라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미리 포착할 수 있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실 기업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기존 신용평가사들이 제공하는 DB와 차별화된 앤톡만의 경쟁력이 또 있다. 신용평가사 DB는 재무 기반 데이터만 제공되고 있을뿐 아니라, 업종 분류 코드가 표준산업분류에 기반한다. 이에 새롭게 생겨난 기술들을 반영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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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DB'로 사업 영역 확장...해외 기업 DB도 실험 중
허블DB는 국내에 있는 법인 기업 100만 곳 이상에 대한 300가지 넘는 데이터를 수집, 이를 통해 성과를 측정하고 리스크를 분석하는 자동화된 빅데이터 솔루션이다. 데이터 분석 방법으론 △실적 상대 평가 △기업 참조 모델 △성공 경로 분석 등이 제공된다. 쉽게 말해 국내 기업 생태계 자체를 전산화했다고 보면 된다.
앤톡 MRI는 한 번의 클릭으로 기업별 2000가지 이상의 진단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이다. △경영안정성 △사업수익성 △활동효율성 △기술혁신성 △지속가능성 등 10가지 영역을 구분해 크게 경영진단과 성과예측이 이뤄진다. 앤톡 MRI 서비스는 허블DB가 있기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허블DB에서 데이터를 갖고와 자동 전처리(특정 분석에 적합하게 데이터를 가공)해 표준화를 진행한 후 AI 분석 모형을 적용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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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톡의 성과는 어떨까. 올해 연 매출 목표가 20억원 이다. 그런데 1분기 벌써 13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2023년 50억원, 2024년 500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각각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앤톡은 서비스를 B2B(기업 간 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 단위 구독으로 갱신되는 방식이라 수익모델이 안정적이다.
사업 확장도 준비 중이다. 비상장 기업 신용평가 시스템·스타트업 자가 진단 서비스·AI 기반 스타트업 발굴 투자 등의 영역이다. 다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제 1금융권까지 판로를 개척하는 것도 목표다. 얼마 전 KB국민은행과 계약도 했다. 전 지점에서 허블DB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해외 기업들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것도 시도 중이다. 박 대표는 “어떻게 보면 허블DB가 GDP(국내총생산) 12위인 국내 경제 생태계를 전산화 한 건데 생각해보면 11위나 13위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올해 싱가포르·이스라엘·룩셈부르크 등 소형 도시국가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